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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질환 치료 과정 솔직 후기

by 정신변환우들의쉼터 2025. 3. 29.

 

 

1. 치료를 결심하기까지

처음엔 내가 아프다는 걸 인정하기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다들 힘들지, 내가 너무 예민한 걸까?” 하며 스스로를 다그쳤죠.

하지만 수면은 망가지고, 대인관계는 피하게 되고, 감정 기복이 심해지면서 결국 용기를 내어 정신과 문을 두드렸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게 제 인생의 진짜 회복의 시작이었습니다.

2. 처음 진료를 받았을 때

접수를 하고 대기하는 동안 가슴이 쿵쾅거렸습니다. “혹시 이상한 사람으로 볼까봐” “정신병자처럼 보이면 어쩌지” 수많은 걱정이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그러나 의사 선생님은 저를 판단하지 않았고, 그저 조용히 이야기를 들어주셨습니다. “그동안 많이 힘드셨겠어요.” 라는 말에 눈물이 터졌습니다. 누구도 나의 마음을 이렇게 들어준 적이 없었기에.

3. 진단과 치료 계획 수립

저는 ‘우울증’과 ‘불안 장애’ 진단을 받았습니다. 처음엔 충격도 있었지만, 오히려 정확한 이름이 붙으니 마음이 조금은 편해졌습니다. 마치 내 고통을 누군가가 인정해준 것 같았어요.

치료는 크게 약물 치료상담 치료 두 가지로 나뉘었습니다. 저는 약물 치료와 함께 격주로 심리 상담을 받기로 했습니다.

4. 약물 치료 – 막연한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많은 사람들이 정신과 약을 먹으면 ‘중독된다’거나 ‘사람이 멍해진다’고 걱정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복용해보니 상태에 따라 정확한 용량을 조절해주셨고, 부작용은 거의 없었습니다.

오히려 약을 먹고 나서야 수면이 돌아오고, 불안이 줄어들면서 일상이 회복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약을 끊기까지는 시간이 걸렸지만, 천천히 줄여나가는 방식으로 안정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5. 상담 치료 – 나를 이해하는 시간

상담은 처음엔 어색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왜 그런 생각을 하고, 왜 그토록 자신을 미워했는지 하나씩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단순히 ‘마음이 아파서’가 아니라, 내 삶의 맥락과 상처, 경험이 쌓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걸 이해하게 되었죠. 이 과정이 약보다 더 강력한 회복의 힘이 되었습니다.

6. 치료 중 힘들었던 점

  • 약을 꾸준히 먹는 것에 대한 거부감
  • 주변 사람들의 무지한 말들 (“마음의 병은 네가 약해서 그래”)
  • 일상 속에서 ‘내가 나아지고 있는 건가?’ 하는 혼란
  • 갑작스러운 감정 기복과 무기력

하지만 치료 중 가장 큰 힘이 되었던 것은 나 스스로를 기다려준 것입니다. 완벽한 날보다, 그저 하루를 버틴 나에게 박수를 보내는 것. 그것이 회복의 연료가 되었죠.

7. 현재 나는...

저는 지금도 가끔 불안이 찾아옵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그 감정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를 조금씩 알게 되었습니다.

과거엔 모든 게 나 때문인 줄 알았지만, 지금은 ‘내가 그만큼 힘들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안아줄 수 있습니다.

완치보다 중요한 것은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그리고 혼자 아프지 않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갖는 것입니다.

8. 치료를 고민하는 당신에게

정신 질환 치료는 겁내야 할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한 선택입니다. 병원을 가는 것은 나약한 게 아니라, 오히려 자신을 돌볼 줄 아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용기입니다.

당신도 회복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은 분명히, 외롭지 않도록 우리가 함께할 수 있습니다.